어느 해 오랜 가뭄으로 고통받던 마을 사람들은 굶주림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텼습니다. 그러던 중 한 노인이 고승을 찾아가서 눈물을 흘리며 간곡하게 부탁했습니다.
😥노인: 사람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습니다. 비가 올 수 있도록 함께 불공을 드려 주십시오.
노인의 간곡한 부탁을 무시할 수 없던 고승은 수중 용왕 굴에 가서 목탁을 치고 염불을 외웠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와 억수 같은 비가 쏟아져 노인은 감사의 인사를 하고 마을로 내려갔습니다. 비가 내린 지 몇 해가 지나고 또 가뭄이 들자 노인이 다시 찾아와 부탁했습니다.
🙄고승: 한 번은 가능했지만, 두 번은 불가능하네.
말은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고승은 상좌*들을 불러 자연을 거스르지 말고 조용히 살 것을 강조하고는 사라졌습니다.
😡 용왕: 또다시 허락없이 비를 내리면 학으로 만들어버리겠다!!
허락을 받지 않고 비를 내린 것에 화가 난 용왕의 저주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비를 내리게 한 고승은 결국 하얀 학이 되었다고 합니다.
긴 가뭄에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 학이 되는 저주를 감수하고 비를 내려 백성을 구한 고승. 진정한 구원자의 모습을 담고 있는 고승을 기리고자 사람들은 동네 뒷산인 동백산을 백학산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무안군 해제면 대사리에 있는 백학산은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 상좌: 불도를 닦는 사람